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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7-11 (금)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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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쌤의 500자 이야기 > 무궁화는 어디로 갔나?
< 김쌤의 500자 이야기 > 무궁화는 어디로 갔나?

 



'꽃, 무궁화, 우리나라 꽃'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배우는 나라꽃 이름입니다.

환화(桓花), 훈화(薰花), 천지화(天地花,天指花), 근수(槿樹)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우리 국화(國花) 무궁화(無窮花)는

시간과 공간의 다함이 없는 영원무궁 대한민국의 상징입니다.



이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울타리나 도로변, 학교화단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궁화.

그러나 지금은 찾기조차 힘듭니다.

일본 벚꽃을 비롯, 수많은 서양 꽃들에 밀려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무궁화와 우리 민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동양 최고의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는 ‘군자국에는 훈화초(薰花草)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君子國 有薰花草 朝生暮死)’ 하였고,

『원중기(元中記)』에는 ‘군자의 나라는 지역이 천리인데,

무궁화가 많다(君子之國 地方千里 多木槿花)’고 하였습니다.

신라의 젊은 엘리트들은 머리에 무궁화를 꽂고 ‘화랑(花郞)’이라 했고,

최치원(崔致遠)이 쓴 당나라 소종(昭宗)에게 보낸 효공왕(孝恭王)의 국서(國書)에는

본국 신라를 ‘근화지향(槿花之鄕·무궁화의 나라)’이라 했는가 하면,

고려 예종도 고려를 ‘근화향(槿花鄕)’이라 자칭했습니다.

조선시대 과거 급제한 사람에게 내린 어사화(御賜花)장식 또한 무궁화였으니,

근역만리(槿域萬里) 무궁화 피는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아온 우리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의 정신세계를 말살하기 위해

무궁화를 보거나 만지면 눈병이 난다고 왜곡 날조하였으니,

우리의 민족혼이 담겨있는 위험한 꽃이라 생각한 것이지요.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꽃은 장미, 국화, 백합 순(順)입니다.

무궁화가 우리 주변에서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도 사라진 것입니다.

우리 겨레가 터 잡고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만발했던 무궁화,

유구한 역사 속에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결코 주저앉지 않았던 민족의 얼 만큼이나 강인한 꽃,

그러나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애국가 후렴이 무색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사진과 그림에서나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국회의원의 뱃지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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