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오늘은 꼭 쉬세요
<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오늘은 꼭 쉬세요
‘방실방실 웃고 있는 아기를 보고도 마음이 밝아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 눈을 떴을 때 창문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쉴 때입니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쁘다’는 핑계로 끊었다면 쉴 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도 소리만 들릴 뿐 감동이 흐르지 않는다면 쉴 때입니다.
슬픈 영화와 연속극을 봐도 눈물이 나오지 않고 극본이란 생각이 든다면 쉴 때입니다.
사진첩을 넘기다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고도 안부가 궁금하지 않으면 쉴 때입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진 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기 위해 한 번 더 뒤돌아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누가 썼는지, 언제 읽었는지,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모른 채,
그동안 도스(DOS) 하드 디스켓(HDD)에 모셔 두었던 글입니다.
그러니까 짐작건대 20여 년 전쯤에 읽었을 것이고,
좋은 글이라 여겨 보관해둔 것이겠지요.
20여 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봅니다.
많은 일을 하였지만 정작 소중한 일들은 못했습니다.
왜 소중한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세월의 곁을 스쳐왔습니다.
글과 음악의 아름다움은 쉼(숨)표와 마침표에서 느껴진다는데,
그때 쉼이 있었더라면 지금의 아침 햇살은 더 눈부실 텐데…….
그래서 드리는 말인데
6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늘은 꼭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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