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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7-08 (화)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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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우츄프라 카치아 (Ucupracacia)

<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우츄프라 카치아 (Ucupracacia)





‘우츄프라 카치아 (Ucupracacia)’

누군가 조금이라도 자기의 몸을 건드리면 그 날로부터 시름시름 앓다 죽고 마는

아프리카 깊은 밀림에 산다는 결벽증 강한 식물.



누구의 접근도 원치 않는 지나친 결벽증을 가진 이 식물에 대해 연구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몇십 년을 연구하면서 수많은 '우츄프라 카치아'를 죽게 하였지만,

거듭된 연구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제 자신을 건드렸던 물체가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다는 사실 말입니다.



깊은 밀림 속에서 공기 중에 있는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 음지식물 '우츄프라 카치아',

한없이 결백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면 금방 시들해져 죽어버리는,

그러나 자신을 만졌던 손길이 애정을 가지고 계속해서 만져주면 다시 살아나는 식물.

단 한 번뿐인 사랑의 추억만 기억하는 식물.

살아가는 삶의 비밀이 어쩌면 인간의 그것과도 비슷합니다.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영혼의 상처를 입는 사람들,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면서도 그것이 부담스러워지고,

가진 것 많고 겉모습 또한 화려해 보이지만,  

상처 입기 쉬운 외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진짜 속 모습.



그러나 비록 스친듯한 손길 한 번에 시들해졌어도

관심과 애정의 지속은 영혼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구의 ‘우츄프라 카치아'일까요?

누가 나의 ‘우츄프라 카치아'일까요?

'우츄프라 카치아'는 우리 속에도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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