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글
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7-04 (금)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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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신상구(愼桑龜)
<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신상구(愼桑龜)





뽕나무에 관한 이야기 중에 ‘신상구(愼桑龜-삼가할신, 뽕나무상, 거북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을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효자 하나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병환이 들자 온갖 용하다는 의원은 다 찾고,

좋은 약은 모두 해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오래 산 거북을 고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거북을 찾아 나선 아들은 며칠 만에 천 년이 된 커다란 거북을 발견하였습니다.

커다란 거북을 지게에 지고 집으로 돌아오다 뽕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게 되는데,

지게 위 거북이가 거만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고생해도 소용없네. 나는 힘이 강하고 나이가 많아 영험하네.

자네가 나를 솥에 넣고 백 년을 삶는다 해도 나는 죽지 않아.”



그 말을 듣던 늙은 뽕나무가 가당찮다는 듯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보게 거북이, 너무 큰소리치지 말게.

자네가 아무리 영험한 거북이라도 나처럼 오래 산 뽕나무 장작으로 삶으면 자네는 뼈도 없이 고아질 걸.”



집에 돌아온 아들이 거북을 가마솥에 넣고 삶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삶아도 거북이 죽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뽕나무가 했던 말이 떠올라 도끼를 들고 뽕나무를 찍어와 불을 때자 거북은 죽고 말았지요.

거북을 삶은 물을 먹은 아버지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답니다.



‘座中談笑 愼桑龜(좌중담소 신상구)’란 말은  

좌중에서 한가하게 담소할 때도 지나친 호언장담이나 허황한 말은 삼가라는 말입니다.

거북이 자기를 자랑하지 않았다면 뽕나무가 참견하지 않아 죽지 않았을 것이고,

뽕나무도 괜한 자랑을 안 했다면 베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쓸데없는 자기자랑을 하다 거북과 뽕나무 모두 죽고 만 것입니다.

뽐내고 튀는 행동이 자신을 옥죌 수 있고, 말 한마디로 곤욕을 치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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