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쌤의 800자 이야기 >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다시 읽으며
< 김쌤의 800자 이야기 >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다시 읽으며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조선 관리들의 폭정(暴政)을 비판하면서
목민관(牧民官)이 지켜야 할 지침을 12편 72조로 밝힌 다산 정약용의 저서입니다.
중앙정부는 권력투쟁과 세도정치로 날을 지새우고,
지방은 부정부패가 판을 치던 조선 후기,
다산(茶山)은 전라도 강진(康津) 유배 18년을 통해
관리들의 폭거(暴擧)와 백성들의 고통을 지켜보며 이렇게 호소합니다.
“백성들은 흙을 밭으로 삼는데,
관료들은 백성을 밭으로 삼고, 살과 뼈를 긁어내는 것을 농사로 삼고,
가렴주구(苛斂誅求) 하는 것으로 추수로 삼는다.
청렴은 관리의 본무(本務)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며, 덕행의 근본이거늘,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이 될 수 없다.
자신이 쓰는 돈이 백성의 피와 땀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부(富)를 탐하는 수장(首長)은 아랫사람들까지 물들여 하나같이 축재만 일삼으니,
이는 곧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도적 떼와 같은 존재이다.”
『목민심서』가 세상에 나온 지 200년이 되어갑니다.(1818년 완성)
그동안 우리는 농업국가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신흥공업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200년 전 한 지식인이 나라를 걱정하며 남긴 이 책으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더 나아갔을까요?
군주의 주권(主權)이 국민의 주권이 되고,
국가 조직이 분화되고 제도는 민주화가 되었지만,
다산(茶山)이 그렇게 염려하고 걱정하던 공무원의 자세는
그의 염려로부터 몇 걸음이나 벗어났는지 의문입니다.
월급만 받고 살았다는 공무원․법관의 재산이 수십, 수백억 원이라면
어느 누가 그의 청렴함을 믿을 것이며,
어찌 그가 국민을 위해 일해 왔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조선의 백성들이 울고 있습니다. 다산(茶山)이 울고 있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목민심서』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