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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7-24 (목)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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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쌤의 800자 이야기 > 타히티인의 슬픔
< 김쌤의 800자 이야기 > 타히티인의 슬픔





1950년대 폴리네시아 제도의 타히티(Tahiti)섬은 유난히 자살률이 높았습니다.

천혜의 자연 조건을 모두 갖춘 평화로운 타히티에 왜 이런 일이 자주 생길까?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가 나섰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있었습니다.

연구 끝에 그는 타히티에는 ‘슬픔’이라는 개념을 가진 단어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슬픔을 느끼지만, 표현할 언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슬퍼도 슬퍼할 줄 모르므로, 위로하고 위로 받을 방법 또한 없었습니다.

치유하는 의식이나 위로하는 관습도 없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슬픔을 경험합니다.

타히티 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슬픔을 표현하는 개념과 단어가 없었기에

슬픔을 정상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입니다.

결국, 절실하게 필요한 감정 표현의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지닌 언어를 가지고 생각하고,

생각한 것들을 말과 글로 표현합니다.

언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말도 막히고 글도 중단됩니다.

따라서 언어는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의 집(house)입니다.  



‘나’에겐 어떤 언어가 더 많이 있습니까?

내게 부족한 언어는 무엇입니까?

분노의 언어가 더 많으면 분노를 더 많이 토해내고,

기쁨의 언어가 더 많으면 기쁨을 더 많이 표출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쁨의 언어만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기쁨'을 가르치고, 내일은 '슬픔'이란 말을 가르치세요.

'슬픔' 또한 중요한 교육이 아니겠습니까?

              - 김정 / 정인출판사(2009) / 『희망의 손맞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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