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쌤의 800자 이야기 > 물고기 비율(比率)
< 김쌤의 800자 이야기 > 물고기 비율(比率)
성서에 나오지 않은 ‘노아의 방주’ 이야기입니다.
홍수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善)’이 노아에게 달려가
방주(方舟)에 태워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노아는 짝이 있어야 탈 수 있으니 짝꿍을 데려오라고 했지요.
‘선(善)’이 달려가서 데려온 짝꿍은 ‘악(惡)’이었고,
그래서 선과 악은 함께 방주에 올랐습니다.
선이 있는 곳에는 항상 악이 함께 있다는 것을 이야기로 담아낸 것입니다.
물고기 떼를 관찰하면 두 종류의 물고기로 나뉜다고 합니다.
노는 모양은 모두 같아 보여도, 하는 짓을 눈 여겨 보면 물고기마다 다릅니다.
착하고 얌전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좋은 물고기가 있는가 하면,
자꾸만 다른 물고기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나쁜 물고기가 있습니다.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의 비율은 7대 3이라고 합니다.
10마리 중에서 좋은 물고기가 7마리, 나쁜 물고기가 3마리 정도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10마리 중에서 나쁜 물고기 3마리를 빼내고, 좋은 물고기만 두면 어떻게 될까요?
좋은 물고기만 모였으니 싸울 일도 없고, 사이좋게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가겠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그들 중에는 어느새 나쁜 물고기가 생겨, 또다시 7대 3의 비율이 된다고 하니 …….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입니다.
좋은 사람만 모여 따로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악한 사람만 모인다는 것도 불가능.
선은 악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지키고, 추스르면서 올곧게 살아가고,
악은 선을 보면서 부끄러워하고, 자제하고, 부러워하면서 선의 곁으로 다가가니
결국 우리는 함께 어울려가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물고기의 비율이 마음에 걸립니까?
7대 3이라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3대 7이 된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물고기의 비율이 우리에게도 적용된다면 ‘나’는 과연 어디에 속할까요?
3인가요,
아니면 7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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