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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8-13 (수)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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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쌤의 800자 이야기 > 여민동락(與民同樂) 대한민국?
< 김쌤의 800자 이야기 > 여민동락(與民同樂) 대한민국?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秦)나라는 15년간 존속하다 망했습니다(BC 221).

한(漢)나라는 전한(前漢)·신(新)·후한(後漢) 등을 합쳐 426년으로 중국 역사에 가장 길고,

수(隋) 38년, 당(唐) 290년, 송(宋) 275년, 원(元) 90년, 명(明) 249년, 청(淸) 276년 존속했습니다.

중국 왕조(王朝)의 존속기간은 평균 176년.

그러나 고구려는 705년, 신라 982년, 백제 678년, 발해 228년, 고려 474년,

그리고 조선이 518년이나 계속되어 우리의 왕조는 평균 511년입니다.

 

수많은 민란(民亂)과 이민족의 외침(外侵), 그리고 국가적 대란(大亂)이 있었지만,

세계 여느 왕조보다 훨씬 오랜 500년, 1000년의 세월을 면면히 이어온 우리 민족.

다스리기 좋은 순한 민족이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었을까요?

 

흉년이 들면 1식(食) 3찬(饌)으로 백성과 고통을 함께했던 이 땅의 왕들을 떠올립니다.

흉년에 술을 빚지 못하게 하고, 술을 먹다 들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였으며,

가뭄이 들면 왕(王)과 목민관(牧民官)이 산에 올라 금식하며 기우제(祈雨祭)를 지낸 나라,

백성과 함께 슬픔과 기쁨을 같이하였던 나라들이었습니다.

 

백성과 함께하는 삶은 왕조(王朝)뿐만이 아니었습니다.

300년 동안 부(富)를 유지했던 경주최씨 가훈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9대 진사(進士), 12대 만석꾼 경주최씨 가문(家門)에는 부와 명예를 지키기 위한

그들만의 특별한 내훈(內訓)이 있었습니다.

 

새 며느리가 시집오면 3년 동안 무명옷과 삼베옷만 입고,

벼슬은 하더라도 진사(進士) 이상은 절대 하지 말고,

손님이 오면 융숭하게 대접하며, 사방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흉년에는 절대로 땅을 사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들의 잘못으로 여겼고,

진사(進士) 이상을 하면 당파싸움에 휘말리게 되니 못하게 하였으며,

흉년에 땅을 사면 가난한 백성에게 아픔을 주는 것이니 결코 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국가(國家)와 가문(家門)이 오래 존속할 수 있는 비밀은

백성에게 베풀고 함께 즐긴 ‘여민동락(與民同樂)’, ‘여민해락(與民偕樂)’의 정신이었습니다.

중국의 만리장성과 자금성의 위용(威容)을 위대한 인류문화유산이라 칭송하기 전에,

수많은 백성의 피와 땀과 죽음으로 만들어진 고통과 착취의 산물(産物)이었음을 생각할 때,

그들의 짧은 역사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歸結)이라 할 수 있겠지요.

예나 지금이나 백성을 힘들게 하는 정권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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