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글
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8-11 (월)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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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쌤의 800자 이야기 > 3,741,953 번째 눈송이

 

< 김쌤의 800자 이야기 > 3,741,953 번째 눈송이



 

오랜 세월 마음속 깊이 담긴 생의 교훈이 되어준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눈꽃 한 송이의 무게’ 이야기입니다.

 

참새 한 마리가 눈 내리는 소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할 일도 없고 해서 참새는 내리기 시작하는 눈송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지요.

소나무 가지 위에 쌓이는 눈꽃 송이 숫자를 말입니다.

 

눈송이 하나, 눈송이 둘, 눈송이 셋, …,

…… 눈송이 구백구십구, 눈송이 천, 눈송이 천하나….

참새는 정확히 삼백칠십사만 천구백오십 두 개(3,741,952개)까지 세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다음 눈꽃 송이 하나,

3,741,953번째 눈송이 하나가 가지 위에 내려앉았을 때

소나무 가지는 그만 ‘뚝!’하고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무게가 전혀 없는 허공과 같은 눈꽃 송이 하나가 앉은 그 순간 …….

 

다른 소나무로 날아가는 참새의 고백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눈송이 하나처럼 살아갈 거야!”

 

눈송이 하나가 더 얹히는 순간 소나무 가지가 부러졌다면,

내가 앉은 소나무가 부러지려면 몇 송이의 눈송이가 더 내려야 하는 걸까요?

 

한 사람의 목소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정의가 힘을 펴지 못하는지 모릅니다.

한 사람의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사회가 밝아지지 않은지 모릅니다.

한 사람의 헌신이 부족하기에 아직도 내 직장, 내 학교가 혼란스러운지도 모릅니다.

한 사람의 사랑이 부족하기에 아직도 내 가정이 행복하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눈꽃 송이 하나에 무슨 힘이 있겠느냐 말할지 몰라도,

허공과 같은 무게의 눈송이 하나에 굵은 나뭇가지가 부러지듯

나의 말 한마디, 그리고 나의 용기와 나의 봉사와 나의 사랑 때문에

온 세상에 평화가 올 것임을 믿으렵니다.

 

3,741,953번째 눈꽃 한 송이가 내려오기 전까지는

세상에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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