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세월호의 파별난적(跛鼈亂跡)
< 김쌤의 500자 이야기 > 세월호의 파별난적(跛鼈亂跡)
‘종교는 인민의 아편, 자본주의의 앞잡이!’
한때 공산주의의 푸로파간다(Propaganda · 대중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였습니다.
경제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신의 은총으로 재물을 받았으므로 재물에 대한 청지기가 되어,
신의 영광을 위해 재물을 지키고, 근면한 노동으로써 증식시켜야 한다.”
재물에 대한 종교적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한 명저(名著)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옳았지만 그것은 세기말의 환상이었을 뿐,
수탈(收奪)과 축재(蓄財)의 논리만 정당화시켜준 빌미가 되어주었을 뿐,
물질적 부요와 탐욕의 맘몬((Mammon) 앞에 종교인, 학자, 법조인, 정치인 할 것 없이
하나같이 굴복당하고 있는 현실을 봅니다.
덮어쓴 위선의 각질(角質)만 더욱 두껍게 하고 있는 모습을.
신의 뜻을 입맛대로 요리하고, 해괴한 궤변으로 순진한 믿음을 현혹하며,
세상 권력의 환관(宦官)과 상궁(尙宮)이 되어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세상 온갖 부조리와 부패에 몸을 섞은 종교의 모습.
오늘도 세월호(歲月號) 보도에서 가슴 아픈 파별난적(跛鼈亂跡)을 봅니다.
한쪽 발이 망가진 자라((跛鼈·파별)의 절뚝거리며 기어간 자리에 남겨진
어지러운 발자국(亂跡·난적)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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