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쌤의 300자 이야기 > 나비를 부르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 김쌤의 300자 이야기 > 나비를 부르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프시케(Psyche)의 아름다움에 화가 난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는
아들 에로스(Eros)를 시켜 그녀에게 벌을 내리려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명령을 어기고 사랑에 빠졌다지요.
에로스가 사랑했던 ‘프시케’,
그녀의 이름은 ‘나비’, 그리고 ‘영혼’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알에서 태어나 배로 기어 다니는 애벌레 생활을 마친 뒤 번데기로 변하고,
무덤 같은 번데기에서 다시 나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면서
향기롭고 감미로운 꽃을 찾아다니면서 꿀을 먹는 나비.
형태도 짐작할 수도 없는 작은 알,
그리고 사치스럽기 조차한 형형색색의 날개를 팔랑거리며 꽃을 찾는 나비의 변신은
그 어떤 생명체들 보다 극적인 탈바꿈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고난을 통해 정화된 후 순수한 행복을 누리는 인간의 '영혼'입니다.
막대기에 실을 매고 흰 종잇조각을 붙인 채,
나비를 잡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흰 종이 팔랑거리게 했던 어린 시절,
나비를 부르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맑은 내 영혼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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