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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과정주의(過程主義) 행동양식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과정주의(過程主義) 행동양식
인간의 행동(行動)은 의식(意識)에 의해 좌우되는데,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결과의식(結果意識)이 강하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밟아야 할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고, 단축하거나 생략하고, 비약하거나 대강 대충,
감추고 속이는 등,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빠른 결과를 얻어내려 합니다.
결과의식(結果意識)과 반대되는 개념은 과정의식(過程意識)입니다.
결과에는 관심이 적고, 또 언제 결과를 얻든 상관이 없습니다.
유럽인들은 두세 시간 동안 이야기하면서 식사를 하는데,
수프 뒤에 채소가 나오고, 메인 디쉬(Dish), 차 등이 계속 나오는 과정주의 형태입니다.
반면 우리의 식사는 음식을 한 상(床)에 한꺼번에 차려 놓고 먹는 시간을 단축합니다.
그것도 부족하여 밥과 국을 함께 말아 먹으면서 식사 시간을 더욱 단축시킵니다.
비빔밥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합니다.
사탕이 입안에서 서서히 녹기를 기다릴 수 없어 어금니로 깨서 먹으며,
술을 마실 때도 2차, 3차까지 가며 폭탄주를 돌리는 모습은
마치 술을 마시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처럼, 결과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이 무너지고 다리가 동강 나며, 건물이 주저앉는 것도 결과의식의 산물이 아닐까요?
결과주의(結果主義), 과정주의(過程主義) 의식은 소비 형태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결과주의는 신품(新品) 지향적이어서 오래된 것은 가치 없이 여깁니다.
그렇지만 과정주의는 형태(形態)보다 의미(意味)에 가치를 더 둡니다.
독일이나 영국의 아이들은 부모와 조부모가 갖고 놀던 인형을 가지고 놀며,
7대조 할머니가 입었던 드레스를 70 몇 번째로 입고 결혼한 영국 신부도 있습니다.
한때 국방장관을 지낸 미국의 지성(知性) ‘맥나마라(McNamara 1916∼2009)는
포드회사 사장도 했고, 세계에서 최고로 월급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었지만,
교회 바자(bazar) 때 부인이 그의 양말 9켤레를 놓고 팔았는데, 모두 기운 양말이었습니다.
지금도 처칠 박물관에 전시된 총사령관 시절 처칠이 개선하고 돌아올 때 입었던 군복은
두 군데나 기워진 곳이 있으며, 등 쪽에는 더 크게 기워져 있습니다.
처칠이 입었던 그 옷을 우리나라 노숙자들에게 준다면 틀림없이 욕먹겠지요.
IMF 시절, 서울의 한 여자 고등학생들이 지하철역 노숙자 500명을 대상으로
신고 있는 양말을 조사한 결과, 기운 양말을 신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결과의식(結果意識)을 버려야 합니다.
사회에서도 결과주의 의식을 지닌 사람들을 묵인해주지 않아야 합니다.
한탕주의, 화끈주의, 반짝주의가 근절되어야 민족의 미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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