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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개(犬) 고기가 먹고 싶은데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개(犬) 고기가 먹고 싶은데
복(伏)날 보신탕(補身湯)은 우리 민족 고유(?)의 식풍속(食風俗)입니다.
개고기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고, 보신탕 명칭 또한 시류(時流)에 따라 변하고 있지만,
전래하는 민간속신(民間俗信)은 개고기 먹는 것을 금기(禁忌)하고 흉조(凶兆)로 여깁니다.
‘먼 길 떠나는 사람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개고기를 먹고 산속에 들어가지 마라.’,
‘개고기 먹고 절에 가면 큰 화를 당한다.’, ‘산모가 개고기 먹으면 아기가 벙어리 된다.’,
‘개고기 먹은 사람이 애 낳은 집에 들어가면 산모가 젖앓이한다.’,
‘개고기 먹고 찬물 먹으면 뱃속에 벌레가 생긴다.’
개고기에 대한 민간속신들은 조상들의 경험과 신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옛날 산중 호랑이들은 개(犬)를 좋아해서 동네까지 내려와서 개를 잡아먹었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만 보아도
호랑이가 개를 잡아먹으려고 동네에 내려온 것을 알 수 있지요.
호랑이가 좋아하는 개고기를 사람이 먹고 산에 가면 호랑이가 가만히 있겠어요?
개 냄새를 맡고서 사람을 덮쳐 잡아먹고 말겠지요.
살생을 금하는 불교에서는 개고기 먹는 것을 인육(人肉)을 먹는 것과 같다며 경계합니다.
사람이 죽어 환생할 때 인도환생(人道還生)이 제일 좋고, 다음은 개(犬)라고 합니다.
무속(巫俗)에서도 씻김굿을 할 때 쌀가루에 찍힌 망인(亡人)의 발자국을 보고
죽은 사람이 사람으로, 개로, 새(鳥)로 환생(幻生)환생했다고 말합니다.
합천 해인사 구경을 못했다고 개로 환생해 구경한 후 돌아오라고 염라대왕이 말했다는
경주 최부잣집 여인의 ‘개 무덤 전설’만 보아도, 조상들은 개의 환생을 믿었나 봅니다.
그렇다면 살계(殺戒)를 어긴 사람이 어떻게, 무슨 면목으로 절(寺)에 갈 수 있을까요?
사람과 개가 죽은 자의 환생이라면, 개를 잡는 것은 사람을 잡아서 먹는 것과 같겠지요.
그래서 아이가 태어난 집에 개고기를 먹고 들어가면, 사람으로 환생한 갓난아이는
개가 되어 잡아먹힌 사람의 냄새를 맡고서 말(言)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산모도 이런 아이에게 젖을 먹일 수 없어 유도(乳道)가 막히고 젖몸살 한다는 것입니다.
또 개고기는 열을 내는 음식이므로 열과 상극(相剋)인 찬물을 먹으면 좋지 않다는 거죠.
인류 역사 중에 인간과 가장 정(情)이 두터운 동물,
한 집에 같이 살면서 제 발로 집을 나가 마음대로 놀다가 제 발로 찾아오며,
주인과 같이 행동하고 위험에 처한 주인을 구해주기도 하는 개(犬).
술 취해 잠든 주인이 불에 타 죽게 된 것을 살려주고 자신은 죽었다는
의견설화(義犬說話)는 개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더욱 갖게 하지만,
그래도 지난 삼복(三伏)에 못 먹었던 보신탕을 올 가을엔 꼭 한 그릇 먹고 싶은데,
개에 대한 여러 가지 속설(俗說), 믿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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