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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글의 첫머리 쓰기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글의 첫머리 쓰기
유명 문장가의 글도 첫 석 줄을 읽고 내용이 들어오지 않으면 더 이상 읽지 않습니다.
독자를 탓하기 전, '읽힐 문장'이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첫머리에 호기심, 재미, 감명 등으로 독자의 주의를 일으키고, 중간은 흥미를 유지시키며,
글의 끝부분에서는 인상적이고 운치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글쓰기 전략입니다.
글의 첫머리 쓰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1인칭으로 시작하는 문장 기법입니다.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가 없고….” -나도향 <그믐달>
둘째, 시간(계절)이나 날씨, 장소 등으로 시작하는 기법입니다.
‘4년 전 그가 나를 데리러 온 날, 인생이 어떤 식으로 이끌려 갈지 아무 짐작도 못하고 있었다.’ -김이태 <궤도를 이탈한 별>
셋째, 제목의 뜻이나 집필 동기, 어휘설명 등으로 시작하는 해설형입니다.
“글은 정확하고 명료하면서도 아름답고 매력 있는 것이어야 한다. 문장에 아름다움과
매력을 더하는 솜씨, 그것을 문장의 기교라고 한다.” -황경식 <문장의 기교>
넷째, 대화형으로 시작합니다.
“그럼 지금 나보고 봉평에 가달라는 겁니까?” -이순원<말을 찾이서>
다섯째, 추측이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냐구요? 믿을 수 없겠지만 걸어서 왔습니다.’ -윤대녕 <천지간>
여섯째, 형용사와 수식어를 많이 넣어 상황을 설명하는 묘사형입니다.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을씨년스러운 가랑비가 축축히 강물로 떨어지고,
구조대 헬기가 허망하게 숨져 있는 희생자들을…….” -선우정<기자수첩>
일곱째, 처음 시작부터 본론이나 주제로 직행합니다.
“아직도 그날의 함성이 귓가에 생생하다. 이미 열흘이 지난 일이건만 지금도
그날의 함성을 떠올릴 때마다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강병철 <나의 길>
여덟째, 명구· 명언·유명인사의 말을 첫머리에 인용하는 인용형입니다.
"브일로 우제 차쏘브 데샤치 우체라" 작가 이호철 씨는 91년 가을 모스크바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임동헌 기자 <이 사람의 삶>
아홉째, 뼈대를 제시하면서 시작하는 제시형입니다.
“노후에 믿을 수 있는 것이 셋, '늙은 아내, 늙은 개 한 마리 그리고 예금통장”
열째. 상황이나 장면 등의 묘사로 시작합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길은 막 봄이 와서, 여기저기 참 아름답습니다. 산은 푸르고……
푸름 사이로 분홍 진달래가……’ -신경숙 <풍금이 있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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