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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가장 인간적인 대답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가장 인간적인 대답
어느 대학의 철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은행의 현금 인출기에서 10만 원의 돈을 찾는데 기계가 잘못되어 20만 원이 나왔어.
그럴 경우 자네들이라면 어떻게 하겠나?”
학생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습니다.
‘은행 직원에게 사실을 말하고 돌려주겠다, 10만 원 때문에 양심을 버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 돈을 갖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한 학생이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교수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 같으면 한 번 더 해보겠네.”
철학 교수의 답변치곤 너무나 엉뚱하고, 참으로 솔직했습니다.
그러나 그 교수님의 대답이 가장 인간적인 대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꽤 큰 식자재 마트에서 그릇 몇 개를 산 적이 있습니다.
집에 올 손님들에게 뷔페식 음식물을 제공할 요량으로,
그릇이 딸린 커다란 스테인리스(Stain·less) 사각 음식 용기 5벌이었습니다.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아내가 음식 용기를 들여 보다가 급하게 영수증을 찾더니
황급히 나를 불렀지요.
“사각 용기는 계산되지 않고, 뚜껑만 계산되었네?”
계산원이 그릇 뚜껑의 가격표만 스캔하고, 비싼 용기는 스캔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것들과 함께 샀기 때문에 그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식자재 마트 계산원의 실수로 10여만 원이나 되는 물품이 공짜로 들어온 것입니다.
아내와 사이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들의 실수니까 그대로 사용하자. 한 달도 더 지났으니 반품도 안 되고, 기록도 없다.
계산대 계산원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곳까지 간다면 괜히 우리만 손해다.
대형 할인점니까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양심의 소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10여만 원이나 되는 돈을 주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곳에서의 20여 분간, 우리는 희한한 일을 겪었습니다.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는 고사하고, 매장 책임자와 담당 계산원으로부터
마치 피의자처럼, 그리고 오히려 귀찮고 불편하다는 느낌만 받았으니 어찌된 셈인가요?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돌아올 줄 알았는데, 불쾌한 기분으로 돌아 온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매장의 주인이었다면, 우리에게 그렇게 대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내가 푸념하며 말했지요.
“에이, 괜히 돈만 주고 왔네. 다시 돈 받아올까?”
인간적이고 솔직한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내보다 더 인간적이고 솔직합니다.
처음부터 그러고 싶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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