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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09-22 (월)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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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승정원일기 2억 4,250만자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2억 4,250만자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일성록』을 보면 우리 민족의 위대함이 드러납니다.
『경국대전』엔 왕은 사관(史官) 없이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만날 수 없다고 씌었습니다.
종7품에서 종9품 벼슬의 사관(史官)은 요즘으로 치면 아무리 높아도 사무관급을 넘지 않는데,
하루 종일 왕의 뒤를 따라 다니며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500년 동안 기록하였습니다.

목판활자, 금속 활자본을 만든 것도 『왕조실록』 4부를 똑같이 기록하기 위해서였지요.  
글자의 누락·오기·첨가의 실수를 하지 않고, 틀리더라도 똑같이 틀리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쓴 글자가 6,400만자. 1초에 1자를 읽는다면, 하루 4시간씩 총 11.2년이 걸립니다.
세종(世宗)이 부왕 태종의 행적이 궁금하여 ‘태종실록’을 보려했을 때, 맹사성이 말합니다.
“선대왕의 실록을 보면 사관이 객관적인 역사를 기술할 수 없습니다.”
몇 년 후 또 세종이 ‘선대왕의 실록을 보고 그것을 거울삼아 정치를 하겠다’며 말하자,
이번엔 황희정승이 나섭니다.  
“실록을 보시면 다음 왕도 보려 할 것이니, 그러면 사관이 어떻게 실록을 쓰겠습니까?”
후회한 세종은 ‘다음 왕들도 영원히 실록을 보지 말라’는 교지(敎旨)를 남깁니다.  
왕도 볼 수 없었던 글, 아무도 볼 수 없는 왕의 행적과 통치행위를 500년이나 기록했습니다.

승정원(承政院)은 오늘날 청와대 비서실로, 사실상 조선시대 최고 권력기구였습니다.
왕에게 받은 하명서, 올릴 보고서, 왕에게 드릴 말 등에 대하여 매일 회의를 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500년 동안 적어 놓은 일지(日誌)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입니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이 망했던 1910년까지 기록되었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고 현재 남아 있는 288년 기록이 3,245책(冊), 2억4,250만 자(字)입니다.
<승정원일기>는 앞으로 50년 후에나 국사편찬위원회 번역이 모두 끝난다 하니,
전 세계에서 그런 기록을 남겨 놓은 국가가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우리 민족만이 가진 소중한 보물이며,
세계인이 함께 보존해야 할 소중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입니다.  

왕들의 일기장(日記帳) <일성록(日省錄)>은 정조(正祖) 임금이 세자 때 처음 썼으며,
이를 본받아 후대의 왕들도 계속 쓰게 되어, 조선왕조가 끝나는 1910년까지 계속됩니다.
국방, 경제, 과거, 교육에 관한 사항 등을 조목조목 체계적으로 쓴 150년간의 제왕일기.
그런 일기를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뿐이라는 사실을 ‘알랑가 몰라’.

그렇게 위대하고, 훌륭했던 우리 민족, 그러나 오늘을 생각하면 마음이 어두워집니다.
<왕조실록>은커녕, 비밀히 보관되어져야 할 외교문서 기록까지 정치목적으로 공개되고,
청와대 비서실에서는 7시간 동안이나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니,
현 정권 5년의 사관(史官)은 누가 되고, <승정원일기>와 <일성록>은 있기나 할 것이며,
또 무슨 말로 어떻게 씌어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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