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쌤의 300자 이야기 > 노랑부리저어새의 희망
< 김쌤의 300자 이야기 > 노랑부리저어새의 희망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는 먹이 잡는 모습이 노 젓는 것 같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새들은 부리가 길고 날카롭지만,
저어새는 주걱같이 생긴 부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봄, 여름을 서해안 갯벌에서 살다가 11월 초 대만, 오키나와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전 세계 600여 마리뿐인 희귀조(稀貴鳥).
옛날엔 부리를 잘라 주걱과 관상용으로 사용하려고 눈에 띄는 대로 잡았고,
지금은 오염된 먹이와 갯벌매립으로 산란과 부화가 어렵습니다.
복(福)이 되어야 할 노랑 부리.
자신의 가장 뛰어난 부분으로 인해 멸종을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슬픔은 노랑부리저어새 것만이 아닙니다.
노랑 부리에 대한 회의와 절망과 좌절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오늘도 ‘기레기’라는 오명만은 벗으려고 저토록 몸부림치고 있잖은가요?
이 세상 갯벌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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