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 쌤의 路邊情談 > 풍선 할아버지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풍선 할아버지
직업(職業)은 생계(生計)의 중요한 수단이 되자, 생을 풍요롭고 보람 있게 해줍니다.
어떤 직업을 택하느냐에 따라 삶이 좌우되기에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직업, 명예로운 직업을 가지려 합니다.
그러나 좋은 직업과 의미 있는 직업은 분명히 다릅니다.
잃어버린 풍선을 찾아주는 할아버지를 TV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10년 동안 할아버지가 일하신 곳은 놀이공원.
놀이공원 아이들은 대개 풍선 한두 개씩 쥐고 다니기 마련인데,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풍선 실을 놓쳐버리기 일쑤입니다.
풍선은 높이 떠올라 100미터도 넘는 실내놀이공원 돔 천장에 붙게 되고,
풍선을 놓친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천장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부모는 난감한 표정으로 아이 달래기에 급급합니다.
이럴 때 ‘짠∼’하고 나타나는 풍선 할아버지!
먼저 우는 아이를 달래준 다음, 연을 날릴 때 쓰는 물레를 빠르게 풀어놓으면
물레 끝에는 너구리 모양의 수소 풍선이 매달려 있어 순식간에 천장까지 올라가고,
너구리 풍선은 아이가 놓쳐버린 풍선 옆으로 가서
아이의 풍선을 얽어서 아래로 끌고 오는 것이 할아버지의 기술입니다.
아이는 신기한 요술을 보는 듯 즐거워하고,
함께 온 어른들도 감사를 보냅니다.
이것이 온종일 적은 돈을 받고 놀이공원에서 하는 할아버지의 일.
할아버지의 특별한 재주는 비록 작은 것이지만, 잊을 수 없는 친절을 남겼지요.
하루에 내려주는 풍선은 20개 내외,
그리고 풍선 한 개를 내리는 시간은 대략 5분 정도.
100m가 넘는 높은 천장을 5분 이상 쳐다봐야 하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일은 할아버지의 직업이자 보람이기에 즐거워하셨습니다.
일과가 끝나면 보물단지처럼 물레와 풍선을 보관하고 퇴근하는 할아버지.
비록 많은 돈을 벌진 못하지만 느끼는 행복은 그 어떤 사람보다 커 보였습니다.
멋지고 근사한 일거리를 찾는 것도 좋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사람,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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