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거 짐싼 북한내 中기업들 

화천車·화타이車 등 합자社에 

화웨이·ZTE 등 통신사도 철수 

나진·선봉에선 설비까지 옮겨 

“北, 경제난 등 돌파구 찾으려 

최근 통일 내세우며 南 이용”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중국이 북한 내 자국 기업 철수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북·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대남 유화 제스처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 일련의 상황 전개는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결과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화된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난 등이 ‘동인(動因)’으로 작용하면서 김정은 정권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온 양면 전술’을 쓰면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이달 중순을 전후해 중국 기업들의 철수 러시가 이뤄져 김정은 정권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철수가 이뤄진 중국의 합작·합자 형식 기업들은 화천자동차회사(華晨汽車), 조선김평(金平)합영회사, 화타이자동차회사(華泰汽車), 중조평진(平津)자전거합영회사, 백산연초합영공사와 화웨이(華爲), 중싱(中興·ZTE), 중국국제항공공사 등 10여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 기업이 북한에서 철수한 것은 북·중 관계사에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고강도 제재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 내부에서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배치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고 김정은 정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북한 내 중국 기업들의 철수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한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한의 섬유·의류제품 수출을 전면 금지한 안보리 결의에 따라 나진·선봉 특구에 진출한 중국 기업 대부분이 공장 설비를 빼내 빠져나온 것으로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 입장에서도 공장 설비들이 북한에 압류되는 ‘제2의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우려로 공장의 설비들을 모두 뜯어내 트럭으로 옮겨 싣고 북·중 국경을 서둘러 빠져나온 것으로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결정도 북한의 경제난 등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정지용 중국 푸단대 한국·북한연구센터 주임은 “북한이 최근 남한에서 돌파구를 얻고자 하는 희망으로 남북이 공감하는 ‘통일’을 전면에 내세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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