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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10-24 (금)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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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성리학과 양명학, 그리고 오늘의 학교 교육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성리학과 양명학, 그리고 오늘의 학교 교육

우리는 사물(事物)과 함께 살아가면서 사물의 이치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사물의 이치를 알기 위한 노력을 <대학(大學)>에서는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 하는데,
‘사물의 이치나 도리를 속속히 깊게 연구하여 후천적 지식을 명확히 한다’는 뜻입니다.
앎을 이루면 뜻을 성실히 가지게 되고(성의·誠意), 마음을 바로 하게 되며(정심·正心),
몸을 닦고(수신·修身), 집을 다스리고(제가·齊家), 마침내 천하에 밝은 덕(德)을 밝힙니다.  
그러나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대한 성리학과 양명학은 입장을 다룹니다.

송나라 때 사람 주자(朱子)는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대하여
‘모든 만물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 이르기까지 그 이치를 지니고 있으니,  
깊이 연구하면 속과 겉의 세밀함과 거침을 명확히 알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즉 ‘격물(格物)’은 모든 사물과 부딪히는 것으로, ‘격(格)’을 ‘마주하다’로 해석하고,
‘치지(致知)’는 이치를 알아내는 것으로, ‘치(致)’를 ‘이르다(至)’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결국 그 이치를 알게 된다(치지·致知)’는
지식 위주의 결과론적 이학(理學)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명나라 때 사람 왕양명(王陽明)은 격물(格物)의 물(物)을 ‘사(事)’라 하고,
‘사(事)란 마음(心)의 움직임, 즉 뜻이 있는 곳(心)’이라 하였으며,
‘마음 밖에는 아무것도 없으므로 마음을 다스리면 모든 것을 스스로 알게 되고,
따라서 참다운 지식(앎·良知)을 얻기 위해 마음을 어둡게 하는 물욕을 물리쳐야 한다’는
도덕적 실천의 심학(心學)을 주장하였습니다.

성리학의 입장에서는 마음에서 구하지 않고, 마음 바깥에서 구하지만,
양명학은 세상 모든 것이 마음에 있고, 사물의 바름과 부정도 마음으로 판단하므로,
마음을 바로잡아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입장의 차이는 결국 ‘사물(物)을 주체로 하느냐, 나(心)를 주체로 하느냐’입니다.
양명학의 주장은 외적 지식의 탐구에만 급급하여
결국 주체를 상실할 우려가 있는 주자학의 폐단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양명학의 우려처럼 성리학은 결코 주체를 상실할 만큼
외적 지식의 탐구에만 급급하지 않았습니다.
물질문명의 발달은 형이상학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 연구하는 결과론적 사상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조선의 실학사상도 일반 백성들 속에 깊이 파곤 든 성리학적 사상의 실현이었으니까요.

오늘의 학교 교육은 인력교육(人力敎育)과 인격교육(人格敎育)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바로 잡은 후에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도덕과 지식을 함께 가르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인성문제, 사회문제가 끊임없이 생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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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쓴 글은 130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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