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글
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11-04 (화)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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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상처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상처

야유회(野遊會)에 함께 하지 못한 뒤,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남달리 회복 탄력성이 뛰어나다고 여겨왔지만, 상처의 아픔은 꽤 오랫동안 지속하였습니다.  
일요일 오후 그 일을 깜박 잊었고, 만약 기억했다 해도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경치가 좋았는데 내가 빠져 아쉬웠다고, 그리고 거절당해 서운했다는 말을 들었을 땐,
무척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다음 말들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매정하냐? 함께 가자고 하면 가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나이가 들면 마음도 부드러워져야 한다.”
기가 막힌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무서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의 모든 활동은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바쳐져야 한다는 파시즘(fascism)과
나치즘(nazism)의 전체주의(全體主義)가 나를 엄습하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회의하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시험 보는 것도 아닌, 단지 놀러 가는 것인데,
그리고 내가 과로로 인해 걷는 것마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전체주의에 맞서는 말은 ‘개인주의(個人主義)’입니다. 가끔 이기주의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이는 개인의 권위와 자유를 중히 여기고, 개인을 기초로 모든 행동을 규정하는 윤리주의입니다.
상대의 입장과 형편은 조금도 고려치 않고, 자기 생각대로 재단(裁斷)하는 모습을 통해
집단이기주의(利己主義)를 향하는 독선적 전체주의를 목격한 후, 며칠을 괴로워했습니다.  
그리고 말로 인한 상처를 생각하며, 9년 전 내 카페에 올렸던 글 한 편을 찾았습니다.  

‘날마다 많은 말을 하면서 사는 우리,  아름다운 말을 하는가 하면, 입술의 30초가 가슴에 30년의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짧은 세월 살면서 좋은 말만 하면서 지낸다면, 세상은 더한층 살만한 곳이 될 것입니다. 기쁨과 행복과 평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입술의 한 마디로부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의 험담을 늘어놓는 것 보다는 칭찬해주는 말이,
상처를 주는 말보다 위로하는 말이,
비난하는 말보다 격려하는 말이 모두의 삶을 행복하게 합니다. 그래서 ‘마크 트웨인’도 말했습니다.
  “멋진 칭찬을 들으면, 그것만 먹어도 두 달은 살 수 있다.”
고통과 괴로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위로와 격려는 새 힘과 용기를 줍니다. 말에는 위로가 있고, 말에는 치유가 있고, 소망이 있고, 기적이 있습니다.
‘수고했어요’ 말 한마디 피곤을 씻어주고, ‘잘했어요’ 말 한마디 용기를 심어주며, ‘고마워요’ 말 한마디 새 힘을 얻게 하고, ‘사랑해요’ 말 한마디 한 마음 되게 하며, ‘괜찮아요’ 말 한마디 부담을 덜어줍니다.
세심한 말 한마디 상처를 씻어주고, 때에 맞는 말 한마디 긴장을 풀어주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 마음 문을 열게 하고, 은혜스런 말 한마디 하는 일 평탄케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 하루를 빛냅니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해야 할 말은
자녀에겐 ‘잘 했어요’, 배우자에겐 ‘수고했어요’, 부모님께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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