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글
작성자 김정
작성일 2014-11-03 (월)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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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쌍뜨 빼쩨르부르그’와 ‘광주(光州)’
< ‘김정’ 쌤의 路邊情談 > ‘쌍뜨 빼쩨르부르그’와 ‘광주(光州)’


전쟁 없이 영웅이 태어나지 않듯, ‘쌍뜨 뻬쩨르부르그’ 또한 투쟁으로 명성을 얻은 도시입니다.
개척과 기상(氣像)의 도시 ‘성 페테르스부르그’, 전통과 역사의 도시 ‘페트로그라드’,
개혁과 혁명의 도시 ‘레닌그라드’, 그러나 이젠 낭만과 예술의 도시 ‘쌍뜨 뻬쩨르부르그’.

독일식 이름 ‘성 페테르스부르그’가 ‘페트로그라드’라는 러시아식 이름으로 바뀐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가 독일과 맞서면서(1914년) 국가 정체성 확립의 차원에서였고,
‘레닌그라드’는 레닌을 기리기 위해 그가 죽은 지(1924년) 닷새 만에 붙여진 이름인 반면,
‘쌍뜨 뻬쩨르부르그’는 레닌의 소비에트 공산정권이 해체(1991년)되자 되찾은 이름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독일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러시아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농민들의 시위로 국가적 혼란에 빠지게 되었고,
혹한(酷寒)과 굶주림에 분노한 시민들의 2월 혁명으로 전제정치(專制政治)가 타도되어,  
‘니콜라이 Ⅱ세(1868∼1918년)’ 황제의 기가 내려지고, 붉은 인민기가 게양됩니다(1917.2).
그리고 급진적 마르크스주의자 레닌(Lenin,1870∼1924)은 러시아 임시정부를 타도하고,
소비에트의 권력 장악과 토지 분배를 외치며 10월 혁명으로 볼셰비키 정권을 수립합니다.

러시아와 독일의 악연(惡緣)은 2차 세계대전(1939∼1945)에서도 계속되는데,
히틀러(Hitler)의 포격과 공습은 필설(筆舌)로 형용할 수 없는 악몽(惡夢)이었습니다.
1941년 6월부터 시작된 러시아 봉쇄작전으로 하늘과 호수 외에는 모든 외부와의 교통이 두절되고,
독일군 21개 보병사단과 5개 기갑사단이 ‘레닌그라드’에 접근하자,
시민들은 곳곳에 참호와 방호벽을 만들고, 길목마다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결사항전 하였습니다.
그리고 1944년 1월, 적군이 철수할 때까지 무려 900일간의 공습과 포격과 굶주림을 참아냅니다.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식량은 바닥이 났고, 하루 배급량은 섬유질과 약간의 첨가물이
가미된 4.5온스 빵 조각 하나뿐(113.5g, 성인 필요 열량의 1/7수준).

전쟁의 피해는 건물 완파 3200동, 반파 7100동, 전사(戰死) 20만 명, 아사(餓死) 100만 명,
그리고 문화재 손실 또한 값으로 계산할 수 없었습니다.
전후(戰後)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탑을 세웠습니다.
탑에 쓰인 비문(碑文)은 오로지 ‘1941∼1945’이라는 숫자뿐.
그리고 병사와 시민들이 총칼을 들고 방어하는 모습이 그려진 조형물 두 개.
그림이 글보다 위대하기 때문일까요, 침묵이 웅변보다 힘이 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적에 대한 증오심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오늘은 85주년이 되는 ‘광주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입니다(1929년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과 5·18민주화운동의 진원지(震源地) 빛의 도시 ‘광주(光州)’의 민족운동
민주운동 민중항쟁 등도, 이제는 분노와 울분과 감동을 뛰어넘어 ‘교훈’이 되어야 합니다.
울분과 감동은 ‘사건(事件)’에 머물게 하지만, 교훈은 ‘역사(歷史)’가 되게 합니다.

홍성담 화백의 분노하는 모습이 담긴 초대형 원색 걸개그림과 이병하 작가의 비아냥 풍자 그림 또한,
유사(類似) 아나키스트(Anarchist·무정부주의자)의 한풀이로 비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메카시즘(Mccharthysm·극단적 반공주의)이 망령(亡靈)이라면, 아나키스트 또한 유령(幽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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